제목: 누가 내 지갑을 조종하는가 (Brandwashed)
지은이: 마틴 린드스트롬 (Martin Lindstrom)
옮긴이: 박세연
출판사: 웅진 지식하우스
발행일: 2012년 1월 10일 (원저 2011년 9월 20일)
지은이: 마틴 린드스트롬 (Martin Lindstrom)
옮긴이: 박세연
출판사: 웅진 지식하우스
발행일: 2012년 1월 10일 (원저 2011년 9월 20일)
또 제목이 맘에 안든다. Brandwashed에서 어떻게 지갑, 조종 같은 개념이 파생되었을까. 세뇌마케팅, 브랜드 중독 뭐 그렇게 번역할 수는 없었을까?
현대 사회는 분명 자본주의 사회이다. 아마도 자본이 주인이고 나머지 것들은 자본을 생산하기 위한 재료일 뿐인 것 같다. 특히나 흔해빠지고 하찮은 인간이라는 재료는 마지막 한 방울까지 꼬옥 짜내야 제맛인 것 같다.
이 책은 그러한 개념을 잘 보여준다. 단, 인간에서 자본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가진 자본을 쥐어 짜내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마케팅 회사의 중역으로 꽤 오래 일한, 어찌 보면 닳고 닳은 사람이다. 그래서 어떻게 기업들이 소비자를 조종하여 돈을 쓰게 만드는 지를 설명한다. 중간 중간 자신이 했던 일도 무용담처럼 등장한다.
성이 상품화 되었다는 사실은 너무 널리 알려져서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이야기다. 하지만 저 광고 속의 비쩍 마르고 헐벗은 여자는 절대로 프라이드 치킨 같은 것을 먹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머리로는 잘 알고 있는데도, 감성의 차원에서는 전혀 다른 반응을 하고 만다. 좋아하건 좋아하지 않건, 그저 '유명인' 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우리 뇌는 본능적으로 더욱 긍정적인 평가를 하도록 되어 있단다. 거기에다가 그 대상이 섹시하기까지 하면 뇌는 이성적 판단 따위는 거의 잃어버리다시피 한다.
현대 과학에 힘입어 기업들은 사람들이 특정 광고를 인지할 때, 구체적으로 뇌에서 어떤 반응이 일어나고 있는지까지 연구하고 있다. fMRI 라는 장비로 두뇌를 촬영하는 것이 그 한 예다. 비록 내가 의식하지 않더라도, 아니, 의식적으로는 싫어하더라도, 수백 번 반복해서 들은 '랄랄랄라~ 뿅마트~ 즐거워요 뿅마트~' 노래를 들으면 내 두뇌는 본능적인 편안함을 느끼고, 그것은 fMRI 촬영에 의해 숨길 수 없이 드러나고 만다. 굳이 이런 것이 아니더라도 몇십 년 전과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발전한 정교한 통계들은 전혀 관계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 연관성까지 명확한 수치로 보여준다. 허리케인 카트리나 같은 천재지변이 났을 때, 사람들은 손전등 같은 비상용품보다 맥주를 더 많이 산단다. 맙소사! 이런 식으로 내가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나의 무의식적인 약점까지 공략하여 돈을 쥐어 짜 내는 방법들이 바로 그 고상한 '마케팅' 이라는 것의 실체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저자는 순진무구한 대안을 보여준다. 기업들이 '지출'을 조장하는 방식 그대로 '친환경' 이나 '양심' 같은 것도 광고로 조장해 낼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 TV 광고중에 '공익광고'가 차지하는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를 생각해 보면 다소 어이없는 대안이 아닐 수 없다. 일반인은 fMRI 같은 것을 접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대규모 통계 조사를 할 능력도 없고, 심지어는 통계 조사를 제대로 이해할 능력도 없는 경우가 태반인데, 수십억 단위의 돈을 쏟아 붇는 기업과 마케팅 경쟁을 하자고?
조금 암담하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책이다. 어린 나이부터 광고와 브랜드에 중독되지 않도록 애써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 나는.... 늦었나..... OTL) 좀 더 많은 소비자가 이 책을 읽고 기업의 술수를 최소한 인식은 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Labels: 누가 내 지갑을 조종하는가, 도서, 독서, 마케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