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November 14, 2009



제목: 흑사병의 귀환
글쓴이: 수잔 스콧(Susan Scott), 크리스토퍼 던컨(Christopher Duncan)
옮긴이: 황정연
출판사: 황소자리
발행: 2005년 11월 17일

흑사병. 보통 페스트 라고 알고 있던 중세시대의 질병. 나는 더 이상의 정보는 갖고 있지 않은 채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너무너무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다른 몇몇 사람들에게 권해 줬는데, 반응은 하나같이 신통찮았다. 도대체 이게 무슨 재미가 있느냐, 지루했다 정도는 점잖은 반응이었고, 처음부터 거의 반까지 사람 죽는 이야기만 나오는 책이 도대체 무슨 재미가 있다는 거냐, 변태 아니냐는 반응까지 있었다. 뭐, 재미란 것은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것이니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꼈건, 나는 정말 재미있게 읽은 책이라는 사실을 꼭 밝히고 싶었다.

수잔 스콧은 역사학자이다. 그리고 크리스토퍼 던컨은 동물학자이다.

저자는 역사를 연구하던 중, 흑사병과 관계된 기록들에 호기심을 느껴 좀 더 자세히 조사해 보게 된다. 처음엔 저자도 나처럼, 또는 널리 알려져 있는 대로 흑사병이 페스트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듯하다. 하지만 조사하면 할수록 흑사병의 전염이나 진행 상황은 페스트와는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현대 의학의 전염병에 관한 지식을 총 동원하여, 당시의 기록을 바탕으로 흑사병의 전염 방식과 병원체에 대해 추적을 해 나가는 모습은 정말 흥미로왔다.

스포일러가 될까봐 자세한 이야기를 쓰고 싶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전혀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니 너무 의외이다. 한가지만 쓰자면, 우리가 알고 있는 페스트는 쥐벼룩에 의해서 전염되는 세균성 질환으로 중세의 흑사병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전염을 보이며, 심지어 어떤 지역은 흑사병이 만연할 당시에 쥐가 존재하지조차 않았던 경우도 있다.

게임에까지 [역병지대] 라는 이름으로 등장할 만큼, 서구 문명에 뿌리 깊은 공포를 남긴 흑사병의 정체를 추리하고, 그 병원체와 AIDS의 관계를 추측하고, 새로운 대형 전염병이 발생할 가능성과 그 여파에 대해 조심스럽게 예측하면서 책이 마무리 된다.

2000년 이후 십 년 새 우리는 벌써 세 번째 대형 전염병 관련한 사건들을 겪고 있다. 사스(SARS), 조류독감(AI), 신종플루라 불리는 돼지독감까지. 이런 상황에 전염병에 대한 기본 상식으로라도 읽어 두면 좋을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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