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February 26, 2010



제목: 아프리카 신화 (African Mythology)
지은이: 지오프레이 파린더 (Geoffrey Parrinder)
옮긴이: 심재훈
출판사: 범우사
발행일: 2006년 1월 10일 (원저 초판 1967년, 개정판 1982년)

우리나라에는 어떤 신화가 있을까? 유명한 단군 신화가 있을 거고, 삼국시대의 건국신화가 있다. 그 밖에도 이런 저런 신화가 있지만, 선뜻 생각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삼성 신화, 아니면 이명박 신화 등등이 먼저 떠올라 버린다. 요즘(?)에는 신화 라는 가수도 있는 것 같다.

우리에게 신화라 하면 가장 먼저 그리스 로마 신화가 떠오른다. 그리고, 관점에 따라서 논란이 있을 수도 있지만 히브리 신화가 더 널리 알려져 있을 것 같다. 그 다음쯤 단군신화가 떠오를 거고, 중국의 삼황오제나, 일본의 아마테라스 등까지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무언가 이야기를 지어내고 믿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라고 한다면 문명이 있었던 곳 어디에나 신화는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들은 지극히 적다.

오랜 시간 동안 전해지면서 다듬어져 온 이야기들이라면 분명 인류의 원초적인 본성에까지 닿아 있을 것이고, 충분히 재미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어느날 갑자기 세상에는 어떤 신화들이 있을지 무척 궁금해졌다.

인류의 발상지라고 하는 아프리카. 과연 거기에는 어떤 신화가 있었을까?

특이한 것은, 아프리카에는 태양을 신성시하는 신화가 드물단다. 태양이 쇠약해지는 듯 보이는 계절이 전혀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추측한단다. 딱히 홍수신화 같은 것도 보이지 않는다. 반면 여러 가지 동물에 관한 신화가 많다.

이 책은 갖가지 신화를 간략히 줄거리만 요약해서 보여주고 있다. 아프리카의 많은 신화들이 문자 형태로 전해지지 않고 구전되어 오는 것이라서 어쩔 수 없을 것도 같다. 대신 수많은 아프리카의 유물의 사진이 실려 있다. 그 사진이 딱히 적혀 있는 이야기와 연관이 없는 경우도 많지만, 확실히 색다른 느낌을 준다. 다만, 그 유물의 대부분이 현재는 유럽과 미국등 '선진국' 이라 불리는 나라의 박물관에 있다는 사실이 좀 씁쓸하다.

원 저자는 아프리카의 언어를 배워서 영어로 글을 썼을 테고, 그것을 한 번 더 번역해서 나온 이야기이니 원래 전설의 맛을 제대로 느끼기엔 좀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이만큼이라도 한국과 미국이 아닌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다행스럽기도 하다. 조금만 더 재미있게 씌여졌더라면 정말 좋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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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February 21, 2010



제목: 사람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가 (How We Die)
지은이: 셔윈 B. 뉴랜드 (Sherwin B. Nuland)
옮긴이: 명희진
출판사: 세종서적
발행일: 2003년 6월 15일 (원판은 1993년 발행)

아주 우울한 책이다. 지은이가 의과대학 교수인 만큼 의학적인 책이지만, 이 책이 다루는 것은 치료가 아니라 죽음이다. 사람이 어떤 과정을 거쳐 죽게 되는지를 이유별로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서 꼽은 이유들은 다음과 같다.
1. 심장질환
2. 노화
3. 알츠하이머
4. 살인
5. 사고, 자살, 안락사
6. 에이즈
7. 암

인간의 육체가 안에서부터 무너져 생명을 잃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는 과정을 너무나도 자세하고 또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는 탓에, 책을 읽다 보면 슬프고 우울한 느낌을 도저히 피할 수 없다. 오죽하면 위의 일곱 가지 죽음 중에서 그나마 살인이 가장 감정적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부분일까. - 엄마가 보는 앞에서 살인마가 20cm 쯤 되는 칼로 여자아이를 난자하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건강하던 심장이 서서히 늙어가며 결국은 멈추는 과정 보다는 평화롭게 느껴진다.

원저는 지금으로부터 17년쯤 전에 쓰여졌다. 따라서 그 후의 의학적 발전을 전혀 담고 있지 못하다. 대표적으로 에이즈는 저 당시에는 죽음의 질병이었을지 모르나, 현재는 여러 가지 치료제의 개발로 당뇨병보다 낮은 수준의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암과 심장질환, 알츠하이머에 있어서도 그동안 많은 발전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는 어느 누구도 죽음을 피하지 못한다. 자연의 섭리이다. 아무리 의학이 발달해도 사람들은 결국 죽을 것이고, 그래야 후손들이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 그렇기 때문에 참기 힘들 정도로 슬프고 우울함에도,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있다. 내 몸에서, 또 내 사랑하는 사람들의 몸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알고 있는 편이 좀 더 낫지 않을까?

저자가 여러 번 강조하는 것처럼 사람은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는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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