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August 31, 2014

대한민국 나쁜 기업 보고서


제목: 대한민국 나쁜 기업 보고서
지은이: 김순천
출판사: 오월의 봄
발행일: 2013년 1월 7일

또 한동안 글 쓰는 일을 잊고 있었다. 드문 드문 뭔가 읽기는 했지만, 검색엔진만 찾아오는 블로그를 굳이 업데이트 해야 하나 하는 회의가 없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귀차니즘에 의해 독후감을 한동안 쓰지 않았다.
그러다가 얼마 전, 한 지인이 가끔씩 내 블로그를 봤다는 얘기를 들었다. 신선한 충경이었다. 기계가 아닌 인간 독자가 있기는 있었구나. 재직 중인 회사에도 내 블로그 광고를 두어 번 했으니, 회사 사람들 중에도 와 본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
한동안 아무 것도 쓰지 않은 일이 왠지 갑자기 미안해졌다.
뭐, 이런 저런 이유로 최근 읽은 책 이야기를 여기 올리게 되었다.
복잡한 설명 필요 없다. 우리 나라에서 노동조합은 그 자체가 악으로 취급된다. 반면 기업이 하는 일은 무조건 옳다. 
기업은 용역 깡패를 동원해서 노조를 파괴하거나, 노조 간부를 미행하거나, 도청하거나, 노사간의 합의를 지키지 않아도, 심지어는 협상하자는 제의에 응하지 않아도 아무런 제제가 없다. 반면 협상을 할 수 없어 파업 카드를 꺼내면 바로 용역깡패와 공권력이 사이좋게 노동자를 짓밟고 나서, 업무방해로 배상금을 청구한다.
책 전반의 내용이 이러하다.
이 책에서 명시적으로 '소개' 되고 있는 기업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1. 삼성전자
2. 한국타이어
3. 쌍용자동차
4. SJM
5. 동부그룹
6. 삼성 SDI
7. 두산그룹
8. 심원테크
그밖에 많은 기업들이 언급되지만, 모두 부정적인 면만 보여준다. 단 하나, 맨 마지막에 언급된 심원테크는 희망고문의 일환인지 제법 상식적인 기업으로 그려지고 있다. - 현재의 기업들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하는 '사회적 기업' 이라는 종류다.
회사 다니는 것이 짜증나고 우울할 때면 읽어보자. 웬만하면 지금 내가 다니는 회사는 그래도 괜찮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 거다. 꼭 그렇지 않다고 해도, 최소한 내가 겪는 불합리와 부조리가 그냥 우리 나라 평균치 쯤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구나 하는 위안은 될 거다.
혹시라도 사회를 개혁하겠다거나 하는 생각을 가지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면 절망만 하게 될 테니 차라리 해고 노동자나 각종 사회적 약자들의 시위 현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직접 주워 듣는 편이 좋게다.
(읽을 때도 우울했지만, 써 놓고 보니 한결 더 우울하네...... 지금 읽고 있는 책도 만만찮게 우울한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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