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물소리 바람소리
지은이: 법정(法頂)
출판사: 샘터
발행일: 1판 1986년 10월 15일, 2판 2001년 8월 31일.
법정 스님이 쓰신 글 모음이다. 법정스님에 대한 간략한 소개는 여기 있다.
법정스님
좀 더 자세한 소개는 여기
법정스님
지난번 심신을 우울하게 했던 '열하일기' 때문에, 이번엔 좀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선택했다. 나는 법정스님에 대해 잘 모르지만, 세간에서 많은 존경을 받는 분인 만큼, 현학적인 불교 전문용어로 책을 채우진 않았을 거라고 믿었다.
원래 한 권의 책으로 엮여 나온 것이 아니고, 이런 저런 매체에 기고했던 글을 모은 책 같다. 불행히도 책 자체에는 그런 설명이 전혀 없다. 그래서 좀 아쉽다.
글들은 주로 80년대 중반 쯤에 쓰여졌다. 아시안게임, 올림픽 즈음이다. 따라서 시사적인 이야기가 등장하면 현재와는 상당히 맞지 않는다. 대신, 선문답처럼 지나치게 관념적이지도 않고, 신문 사설처럼 현실적이지도 않다.
스님의 소소한 일상생활에서 일어나고 스러지는 생각들을 조근 조근 펼쳐 보여주는 글들은 꼭 말랑말랑하고 편안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어쩌면 내 머리 속에 너무 많은 번뇌가 담겨 있어서 스님의 글이 깊이 와 닿지 못하는 건지도 모른다.
가장 기억에 남는 글은 '너무도 먹어댄다' 라는 제목이었다. 대충 '작작 좀 쳐먹어' 라고 현세 인터넷 용어로 번역해도 무방할 만한데, 1986년의 글이다. 현재 2011년은 그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먹어대고 있는데...... 게다가 나는 과체중과 비만 사이에서 힘겨운 줄타기 중인데......
책 맨 뒤에는 이렇게 씌여 있다.
<물소리 바람소리>는
법정 스님의 유지에 따라 절판됩니다.
본 도서는 마지막 쇄 도서입니다.
스님이 입적하시고, 모 유력 정치인과의 '트러블'이 좀 있었다. 그밖에도 굳이 알 필요 없는 불미스러운 일들이 알량한 '저작권' 과 관련해서 좀 있었다는 것 같다. 그래서 결국은 스님의 저서 전체를 '절판' 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단다.
불교에 대한 종교적 거부감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편안하게 정신적 휴가 처럼 읽을 수도 있는 책이다. 거기에 딱 한 가지만 더하자면, 노력하고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배움이라는 것.
(그런데 왜 정작 나는 이런 책조차 편하게 읽지 못하고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