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May 13, 2013

죽음이란 무엇인가


제목: 죽음이란 무엇인가(Death)
지은이: 셸리 케이건(Shelly Kagan)
옮긴이: 박세연
출판사: 엘도라도
발행일: 2012년 11월 21일 (원저 2012년 4월 24일)

책 표지를 보고 점토 인형 내지는 도자기 인형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람이다! 바로 저자. 철학 교수인데, 늘 저렇게 교탁 위에 앉아서 강의를 한단다. 범상치 않은 분이다.
예일대학교의 교양 철학 강좌.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 대학교는 교양이 참으로 빈곤하다. 학교라기보다 취업학원에 가까운 현실이다보니, 삶이 무엇이고 죽음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기회는 없다. 죽을 병이라도 걸려 병상에 드러눕기라도 하기 전에는 생각이라는 것을 할 수 없는 불행한 사회다.
삶은 무엇인가. 삶이 끝난 후란 어떤 상태인가. 이런 질문을 바탕으로 영혼은 존재하는가, 육체 없이 정신만 존재할 수 있는가, 영혼은 어떤 존재인가, 정말로 영원 불멸의 존재인가 등등.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 계속 이어진다.
삶의 가치는 무엇인가, 과연 죽음은 정말로 나쁜 것인가, 죽는 것보다 못한 삶이 있을까, 자살이란 합리적인 행동인가.
저자는 몇 가지 논증을 통해 영혼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전제하고 논의를 이어간다. 나도 얼마 살지 않은 경험과 지식으로 미루어 볼 때 영혼이 존재하지 않을 거라고 추정하고 있지만, 이렇게 세밀하고 자세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굳이 영혼의 존재를 가정하지 않더라도 세상 만물은 영혼의 존재를 가지고 설명하는 것보다 더 단순하게 설명 가능하다는 사실.
맨 앞장에 삶이 소중한 이유는 언젠가 끝나기 때문이다, 프란츠 카프카 라고 씌여 있다. 여기에 대해서도 한참 논의한다. 과연 영생은 얼마나 좋은 것일까? 백년, 이백년 정도가 아니라 말 그대로 영원한 삶. 내 지식으로는 인간이 아무리 발버둥 쳐봐야 태양이 적색거성이 되는 시점에서는 멸망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생각되지만 그런 천문학적인 시간을 뛰어넘는 문자 그대로 '영원한' 삶이라면?
여기에 대해서는 존재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별로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딱히 느낌이 없다. 하지만 영원한 삶은 언젠가는 현재의 '나'와는 전혀 관계 없는 삶이거나, 아니면 결국 모든 것이 지겨워져 버린 우울한 삶이 될 거란다. 생물학적으로, 천체물리학적으로, 혹은 귀납적으로 영생 같은 것은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에 이 부분은 와 닿지도 않고, 이해도 되지 않지만, 결론은 같단하다. 삶이 언젠가 끝나기 때문에 소중할 수 있다는 것.
이 책을 읽는 시간은 흔하지 않게 삶과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저자가 특정 사상이나 종교에 기반하지 않고 논리적으로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점도 무척 매력적이다. - 허구헌날 신의 뜻이 어쩌고, 영혼이 어쩌고, 대자연의 질서가 어쩌고 하는 책들은 이제 식상하다 못해 짜증날 지경이다. 게다가, 철학적 배경 지식을 크게 요구하지 않는 수준에서 논의되는 것도 정말 다행스럽다.
아예 생각이란 것을 하고 싶지 않은 사람 외에는 누구나 읽어 보면 좋을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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