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anuary 13, 2013

공중 그네


제목: 공중그네 (空中ブランコ)
지은이: 오쿠다 히데오 (奥田英朗)
옮긴이: 이영미
출판사: 은행나무
발행일: 2005년 1월 15일 (원저 2004년)

이번에도 소설이다.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소설. 게다가 추리소설도 아니고, 내용상 대단한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감상문을 쓰는 데도 부담이 없다.

주인공이 정신과 의사다. 어떻게 의사가 됐는지 조금 의심스러운 구석이 있다. 읽다 보면 뭔가 연줄이 있다는 언급은 나오는데, 그다지 중요하진 않다. 결혼을 했는 지는 잘 모르겠다. 왠지 주사에 집착하는, 본인 스스로도 조금 '정상'의 범주에서 벗어나 있는 의사다.

책에는 다섯 개의 이야기가 나온다. 서로 아무런 연관이 없으니, 아무 거나 먼저 읽어도 관계 없을 것 같다. 그 이야기들은 각각 고슴도치, 공중그네, 장인의 가발, 3루수, 여류작가.

각 편의 환자는 잘 살고 있다가 어딘가 이상함을 느껴서, 주변의 충고에 따라 정신과를 찾는다. 그래서 의사 이라부를 만난다. 의학박사 이라부 이치로. 흔히 상상하는 '의학박사'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 환자가 오면 신나서 같이 놀고 싶어하는 아이같다. 그중 빠질 수 없는 중요한 행사는 주사다. 왠지 꼭 환자에게 갖은 핑계를 대서 주사를 한 방 놓고 시작한다. 비타민 주사.

정신과를 찾는 만큼, 각 환자들은 정신적인 문제가 조금씩 있다. 맨 처음 이야기인 '고슴도치'의 환자는 야쿠자인데 뭔가 뾰족한 것만 보면 두려워진다. 칼이나 송곳은 물론, 젓가락, 꽁치, 심지어는 책상 모서리까지. '장인의 가발'에 등장하는 환자는 다른 의사인데, 장인의 가발을 벗기고 싶은 증상이 너무 심해져서 힘들어 하고 있다.

누군가 나와 상관 없는 사람이 미쳐 있는 모습을 멀찍이서 구경하는 것은 우습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데서 오는 비웃음 섞인 웃음. 왜 스스로는 저걸 모를까 하는 답답함. 그래서 그런지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마음 한구석은 살짝 개운치 않은 느낌이다. - 환자들이 딱히 완치되지 않은 상태로 에피소드가 끝나서 그럴 수도 있겠다.

별 생각 없이 재미있게 읽을 만한 책을 찾는다면, 누구나 만족스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야한 내용도 없고, 폭력적인 내용도 없다!

책 내용과는 별개로, 일본은 우리나라보다는 정신과 상담을 많이 받는 편이란다. 정신과에 다닌다는 것에 대한 편견도 별로 없고.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정기적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는 사람이라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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