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January 09, 2013

스노우맨




제목: 스노우맨 (Snømannen)
지은이: 요 네스뵈 (Jo Nesbø)
옮긴이: 노진선
출판사: 도서출판 비채
발행일: 2012년 2월 14일 (원저 2007년)

이번엔 소설이다. 추리소설. 노르웨이.

책을 읽은 지인 한 명은, 나른한 북유럽 느낌의 추리소설을 기대했는데, 너무나 헐리우드풍이라서 뜻밖이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지인 한 명은, 추리소설이 왜이리 나른하고 축축 늘어지느냐고 재미없다고 했다. 둘 중 누구 말이 맞을까? 개인적으로는 앞쪽의 얘기가 더 와 닿는다.

프롤로그는 불륜 관계의 정사 신으로 시작되어, 음울한 죽음에 대한 예고를 깔며 마친다. 그 이후는 연쇠살인. 범인을 쫓는 형사. 뜻밖의 반전. 끝내 범인 검거. 감춰진 이야기 설명으로 전형적인 추리소설 형식을 따른다. 거기에 헐리우드풍 해피엔딩.

먼 이국의 소설답게 나오는 지명이나 인명이 상당히 생소하다. 처음 등장 인물이 사라 크비네슬란. 그리고 주인공인 해리 홀레. 그가 출근하는 장면을 묘사하며 나오는 인명들이 잭 할보르센, 망누스 스카레, 베아테 뢴, 엘렌 옐텐, 비아르네 묄레르. 한국에서 살면서 미국 이외의 외국은 이름도 대기 버거운 나같은 사람에게는 독해에 지장을 줄 만큼 난해한 이름들이다. 이후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등장하는 이름들도 별반 다르지 않은 느낌이어서 그런지, 다 읽고도 기억나는 이름은 주인공인 해리 홀레 외에는 거의 없다.

저자는 해리 홀레를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을 여럿 썼단다. 그중의 한 권이어서 그런지, 이 작품에서는 그의 외모를 공들여 묘사한 부분을 찾아 보기 힘들었다. - 아니면 생소한 이름에 묻혀서 내 기억에 남아있지 않을 수도 있다. - 그래서인지, 책을 읽어 가면서는 자연스럽게 흔한 중년의 털 많고 우락부락한, 다소 뚱뚱한 남자의 이미지가 그려졌다. 그런데 옮긴이는 책 말미에 옮긴이의 말에서 '장신의 마른 몸, 못생긴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섹시한 얼굴, 차가운 나쁜 남자' 라고 묘사한다. 내가 뭔가 놓쳤거나, 그냥 다른 상상을 한 것이거나......

이 책 역시 추리소설이라는 성격상 내용에 대해 더 자세히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꽤 재미있었고, 각종 고유명사들만 흔히 접하는 미국식 이름으로 치환한다면 그냥 매끈한 헐리우드풍 액션 스릴러물이다. 다만, 내가 아직 미치지 않아서 그런지 연쇄 살인을 저지르는 범인의 심리 상태가 이해되지도 않고 공감되지도 않았다. 어쩌면 이런 부분은 평생 모르는 채 살아 가는 편이 더 나을 것도 같고......

정통 추리소설을 기대한다면 두뇌게임이 그다지 치밀하게 여겨지진 않는다. 하지만 액션 스릴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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