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여단
지은이: 존 스칼지 (John Scalzi)
옮긴이: 이수현
출판사: 샘터
발행일: 2010년 7월 15일 (원저 2007년)
바로 전에 읽었던 노인의 전쟁 후속편.
같은 우주. 같은 기술. 같은 역사. 몇 명의 겹치는 등장 인물. 하지만 줄거리나 전개 방식은 꽤 다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시점이다. 전편은 1인칭으로 사건을 기술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는 3인칭이다. 프롤로그가 끝나는 시점에 다시 1인칭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계속 3인칭을 유지한다. 그 다음으로는 전편의 주인공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독특하다. 전편의 주인공은 역사 속의 사건을 기술할 때, 잠깐 언급되는 정도 이상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그와 모종의 인연이 있었던 특수부대원이 전면에 나선다.
제인 세이건. 그냥 흔한 여자 이름에, 유명한 과학자의 성을 따다 붙였다. 그녀가 속한 특수부대원들은 그런 식으로 이름지어진다. 인간의 의식을 새 몸에 담는 전편의 군인들과 다르게, 이 특수부대원들은 아예 새로 만들어진다. 의식과 자아가 없는 채, 성인의 몸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그 몸 또한 인간의 유전자를 바탕으로 하고는 있지만, 인간 이외의 것이 많이 포함된, 전투종족이랄까, 그런 존재다.
특수부대원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생활하는 지에 대한 설명이 흥미롭게 이어지며 줄거리가 진행된다. 음모, 배신, 추적 등.
실질적인 주인공은 보통의 특수부대원보다 더 특수한 목적을 띠고 탄생한 한 명의 특수부대원이다. 그의 생각과 활약이 이야기를 끌어가기도 하지만, 그의 존재 자체가 책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열쇠이기도 하다. 그의 의식이 성장하는 만큼 소설 속의 철학이 깊어진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야기는 재미있지만, '과학' 적인 면은 어떨까? 사실 좀 불만족이다. 거의 모든 기술이 '나노봇' 하나로 설명되는 것이 그렇다. 아니면, 상상을 초월할 만큼 과학 문명이 발달한 콘수 종족의 기술이라거나......
또, 배신자인 샤를 부탱이 배신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는 다 읽고 나서도 그다지 감이 오지 않는다. 미국인에게는 좀 더 설득력 있는 이유일 지 모르겠다. 가족에 대한 관념, 사회에 대한 관념, 정의에 대한 관념 등이 우리와 같지 않으니까.
여기까지 읽고 나면, 재미있기도 하지만, 이 작가가 도대체 다음 편에는 어떤 이야기를 보여 줄 것인가 기대된다. 전편과 이토록 다른 이야기니만큼, 이 다음 편도 역시 전혀 다른 이야기일 것이라 기대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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