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맥스 브룩스 (Max Brooks)
옮긴이: 장성주
출판사: 황금가지
발행일: 2011년 10월 28일 (원저 2004년)
이 책을 어떤 장르로 봐야 할까? 일단 논설문이나 설명문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허황되지고, 실용서로 봐 주기에는 전혀 실용적이지 않다. 하지만, 뭔가 많은 연구 끝에 나온 실용서 같은 형식의 이 책을 '소설'로 선뜻 분류하기에는 역시 뭔가 이상하다. (우리 회사 도서관에는 '문학' 으로 분류되어 있다!)
제목 그대로, 좀비가 창궐하는 세상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무척 학술적인 분위기로 서술하고 있는 책이다. 좀비란 무엇인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가에서 시작해서 좀비를 상대할 때에는 어떤 무기, 어떤 전술을 사용해야 하는지, 좀비로부터 탈출할 때와 좀비를 섬멸할 때는 어떻게 달리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좀비를 '솔라눔'이라는 바이러스에 의해 뇌세포가 파괴, 변형되어 산소에 의존하지 않고 생존하게 된 특이한 생명체로 정의하고 있다. 책의 내용과는 무관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아는 지식 체계에 비춰 보면 저런 생명체가 실존할 가능성은 내가 살아 있는 동안 거대 천체가 지구와 충돌해 인류가 멸망하게 될 확률보다 별로 높지 않다. 그럼에도 이 책은 무척 진지하게, 지나치리만큼 진지하게, 좀비의 위험과 대처방안에 대해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읽다 보면 '오~ 그럴싸 한데'의 기분을 넘어서 '으악~ 이거 진짜 아냐?' 라는 느낌이 들기에 충분하다.
마지막 챕터는 '기록에 남은 좀비 공격 사례' 이다. 역사적으로 세계 각지에서 일어난 사건들 중 좀비의 발생으로 판단될 만한 사례들을 연대순으로 실었다. 정말 기괴하고 섬찟하고 그럴싸한 내용들. 좀비가 기원전 삼천 년 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출몰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닌가!
영화, 게임 등으로 좀비에 대한 약간의 사전 지식이 있고, 그럴싸한 말장난을 재미있게 여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새로운 장르의 문학 내지는 논문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좀비물 치고는 끔찍하거나 잔인한 장면도 거의 안 나온다.
내가 분명히 위에 실제 좀비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대천체에 의한 인류 멸망 가능성보다 높지 않다고까지 했는데도,혹시라도 이 책을 읽고 좀비 사태가 사실인지 아닌지 의문이 드는 사람이 있다면 책 맨 뒤의 다음 경고를 신중히 음미해 보시길.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내용(역사적, 기술적, 사회적)들은 저자의 최초 출간본을 그대로 번역하였기 때문에, 내용상의 사실 여부는 본 출판사에서 확인해 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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