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December 07, 2011


제목: 남자, 그 잃어버린 진실 (Manhood: An action plan for changing men’s lives)
지은이: 스티브 비덜프 (Steve Biddulph)
옮긴이: 박미낭
출판사: 젠북
발행일: 2007년 4월 25일 (원저 2002년)

An action plan for changing men's lives 가 어떻게 해서 '그 잃어버린 진실'이 되었을까?

이 책은 좀 독특한 책이다. 굳이 독자를 남성으로 한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남자들에 대한 이야기만하고 있다. 인간 사회에서 '남성'의 역할과 현재 상태의 문제점, 그리고 그 개선 방향을 다루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잃어버린 남성성 회복을 위해 모종의 '남성운동' 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상당히 공감 가는 이야기이다. 남자들은 어릴 때부터 '남자들은 ~~해야 해' 라는 말을 셀 수도 없이 들으며 자란다. (혹시 여자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나? 여자가 아니라서 모르겠다.) 또, 남자들간의 관계는 심하게 경쟁적인 환경이어서, 강한 남자라 할 지라도 고독 속에서 몸과 마음이 상처투성이인 채로 성장하게 된단다. (혹시 여자들도 다른 방면에서 더 격한 경쟁을 하지는 않을까? 역시 잘 모르겠다.)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성숙한 남성으로 가는 일곱 단계'는 다음과 같다.
1. 아버지와의 관계를 개선하라.
2. 성생활의 성스러움을 찾아라.
3. 자신의 짝을 동등한 존재로 만나라.
4. 자녀들과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어라.
5. 진정한 동성 친구와 사귀는 방법을 배워라.
6. 당신이 좋아하는 직업을 찾아라.
7. 자신에게 내재된 야성의 고삐를 풀어라.

인간이 발전시켜 온 문명의 이기들은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를 급속히 바꿔 놓았으며, 그 결과로 현재 사회는 전통적인 '남성성' 보다는 '여성성'이 더 필요한 사회가 되었다. 덕분에 남자아이들은 제대로 된 '남성성'을 접할 틈도 없이 남자 어른이 되고, 그러한 현상이 몇 세대에 걸쳐 누적된 탓에 사회 전반적으로 남성성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진단이다. '아빠'들은 아침 일찍 직장에 갔다가 밤 늦게 돌아오는 탓에, 아이는 주로 엄마의 손에 길러지고, 학교에 간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교사가 여자인 탓에 역시 남성성을 배울 기회가 없단다. 상당히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남자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제대로 된 남성성을 가르칠 수 있는 '원로' 남성이다. 문제는 현재의 남성 대부분이 남성성이 심하게 훼손되어 있다는 건데, 이 책은 그 부분을 남성들 간의 연대를 통해 보완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남성성은 아버지에게서 받은 것이다. (아버지 없이 태어났다는 사람이 한 명 있긴 하지만, 여기서는 무시하자.) 따라서 아버지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상당 부분 남성성을 회복할 수 있다. 또한 자녀들과의 적극적인 관계를 통해 그들의 남성성이 상처입지 않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혼자의 힘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들은 동성 친구들 과의 협조적인 연대 관계를 통해 도움을 받는다. 그밖에 성생활의 성스러움이나, 동등한 파트너쉽, 직업 선택 등은 성별에 관계 없는 공통 사항이라 생각된다.
남성성 회복을 통한 삶의 질 개선이 결국은 여성들에게도 득이 되어, 인간 사회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는 점에는 적극적으로 동감하지만, 두어 가지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
먼저 여성들에 대한 환상이다. 여성들은 남성들에 비해 덜 경쟁적인 성장 환경에서 여성성을 보호받고, 이후에도 여성들끼리의 우호적인 관계를 통해 상처입지 않고 잘 지내고 있다고 가정하고 있다. 그런데 그게 가능하기나 한 일일까? 검은콩과 흰 콩 수십억 개를 잘 섞은 다음, 검은 콩만 선택적으로 상처입힐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과연 검은 콩 대부분이 만신창이가 된 상황에 흰 콩들은 별 탈이없을 수 있을까?
또 하나는 종교에 대한 관점이다. 어떤 방식이건 종교가 꼭 필요하다는 주장에는 그다지 공감할 수 없다. 종교적 전통이 강한 사회에서라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내 주변의 엔지니더 들에게는 별로 종교가 필요해 보이지는 않는다. '남성성'과도 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 두 가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적극 공감되거나, 적어도 반대할 이유는 딱히 없는 그런 내용이었다.
사회에서 남성과 여성의 갈등이 심각한 상황이라면 그 해결책 중의 하나로서 적극 검토되어야 할 내용이라고 여겨진다. 또, '남자'로 사는 것이 피곤하거나 허무한 사람들에게는 뭔가 개선점이 되어 줄 만한 내용이다. 마지막으로 '내 남자는 왜 이모양일까?' 하는 여성들에게도 어느 정도는 이해의 길잡이가 되어 줄 것 같다. - 전반적으로 성인 누구에게나 추천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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