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November 01, 2011



제목: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철학
지은이: 남경태
출판사: 들녘
발행일: 2007년 3월 20일

마치 이 책만 한 번 읽으면 세상 모든 비밀을 알게 될 것만 같은 제목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같은 출판사의 기획 시리즈였다.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이라는 시리즈.

학창시절, 음악에 대해 좀 알고 싶어서 '음악의 이해' 라는 과목을 선택해서 수강했는데, 그 과목이 실질적으로는 '음악사'에 대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어서 무척 실망했던 기억이 있다. 게다가 그 전부터도 '국사', '세계사' 같은 과목은 좋아하지 않았던 터라 여간해서는 '~사' 시리즈에 눈길을 잘 안 주는 편인데, 이 책은 바로 '서양철학사'다.

여기에서 소개된 인물들과 그의 주요 사상에 대한 한 줄 요약 정도만 차례대로 외고 있어도, '한 철학 한다' 할 수 있을 만큼 서양 철학사를 일목요연하게 잘 훑고 있다.

인물들만 나열해 보자면:
헤라클레이토스, 피타고라스, 엠페도클레스, 데모크리토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에피쿠로스, 플로티노스, 아리우스, 오리게네스, 펠라기우스, 아우구스티누스, 에라우게나, 안셀무스, 아벨라르, 이븐 시나, 이븐 루슈드, 토마스 아퀴나스, 둔스 스코투스, 윌리엄 오컴, 미란돌라, 에라스무스, 플레톤, 코페르니쿠스, 베이컨, 데카르트, 홉스, 로크, 스피노자, 라이프니츠, 버클리, 흄, 볼테르, 몽테스키외, 루소, 칸트, 피히테, 셀링, 헤겔, 쇼펜하우어, 키에르케고르, 포이어바흐, 마르크스, 벤담, 밀, 니체, 프로이트, 후설, 베르그송, 하이데거, 사르트르, 메를로퐁티, 무어, 프레게, 러셀, 카르나프, 비트켄슈타인, 소쉬르, 레비스트로스, 라캉, 알튀세르, 푸코, 들뢰즈/가타리, 데리다, 리오타르, 보드리야르, 하버마스.

대부분 한두 번 쯤은 들어 보았을 듯한 유명한 이름들이다. 의외로 다른 분야의 대가로 알던 사람도 적지 않다. 수학자라거나, 물리학자라거나, 경제학자라거나, 심리학자라거나...... (그중 반갑지 않은 이름도 있다. 얼마 전 아주 진저리를 쳤던 들뢰즈/가타리. 그래도 나름 철학사에 이름 한 줄 올릴 만은 한 사람인가보다. 어쨌든 아주 잘못된 방법으로 소개를 받은 덕분에, 이름만 봐도 짜증이 확 치민다. 빌어먹을 열하일기......)

세상이란 무엇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어떻게 세상을 알 수 있는가.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안다는 것이 가능하기는 한 걸까. 알면 뭐하나. 그런 이야기들. 그다지 재미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인간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어떻게 달라져 왔는지, 또 인간의 관점이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켜 왔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저자가 한국인이어서 비교적 쉽게 읽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이런 류의 책이 독일어 원문에서 일본어 번역을 거쳐 한국에 들어오면, 보통은 전문가도 이해하기 힘든 신비로운 서적이 되곤 한다.) 다만, '서양' 으로 알려져 있는 유럽과 미국 쪽으로 국한된 것이 조금 아쉽다. 동양에 대해서도 이런 좋은 책이 있었으면 싶다.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이라는 제목에 부합할 만큼 잘쓰여진 책이다. 하루 하루 사는 게 바빠서 먹지도 못하는 철학 따위에 관심 줄 시간도 여유도 없는 사람이라도 이 블로그를 읽는 것보다 이 책을 읽는 것을 권하고 싶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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