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구해줘 (Sauve-moi)
지은이: 기욤 뮈소 (Guillaume Musso)
옮긴이: 윤미연
출판사: 밝은세상
발행일: 2006년 7월 31일 초판, 2007년 12월 3일 2판 (원저 2005년)
표지에 쓰여있다시피 85주 연속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소설이다.
이야기는 약간 허영이 있는 여자에게서 시작한다. 유명 배우가 되고 싶었으나, 성공하지 못하고 이제 막 포기하려는 중이다. 그런 순간에 운명적인 남자를 만난다. 유능한 의사. 마침 적당한 시기에 아내와 사별하고, 마음의 문을 닫아 걸고 있다. 하지만 여주인공을 만나고 삶의 의미를 찾는다.
속칭 '하이틴 로맨스'라 불리던 숱한 연애소설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은데 어떻게 그렇게나 인기를 끌었을까? 오랜만에 '재미'에 집중한 책을 읽어 재미있기는 하지만 그토록 열광할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이후는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겠지만 좀 더 얘기를 해 본다.
갑자기 저승사자가 나타난다. 여주인공이 죽어야 하는 운명이란다. 때맞춰 갑자기 저승사자가 인간이었을 때의 딸, 그리고 그녀(저승사자가 여자다)를 짝사랑 하던 남자도 등장한다. 이쯤 되면 분위기는 로맨틱하긴 커녕 오컬트스러워 진다.
좀 특이하고, 어찌 보면 황당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재미'는 잃지 않은 채 이야기는 계속된다.
저승사자의 딸 때문에 사건은 이제 홍콩 느와르 물이 되어 간다. 마약상인과의 총격전. 그리고, 미스테리로 남았던 의문의 극적인 해소. 그리고 대단원.
혹시 이런 거 아니야 싶은 사건이 딱 그렇게 되어 가는 면이 좀 있지만, 그게 그저 뻔한 스토리인지 아니면 잘 구성된 플롯에 의해 부여된 '개연성' 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 끝끝내 편치 않은 부분은, 저승사자의 역할이다. 인간도 아니고, 그렇다고 딱히 영적인 존재도 아닌 것이 이랬다 저랬다 갈피를 못 잡고 일관성 없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작품 내의 모든 부조리와 불합리와 구성상의 어려움을 그냥 한 인물에 전부 쑤셔 넣어 대충 포장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래도 이 책은 끝까지 '재미'라는 중요한 미덕을 놓치지 않았고 (맨 마지막 챕터는 살짝 아쉽긴 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열과했기에 앞서도 소개한 85주 연속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내 생각에도 '로맨스 알레르기' 같은 게 있는 사람만 아니라면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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