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압구정 소년들
지은이: 이재익
출판사: 황소북스
발행일: 2010년 12월 1일
모처럼 소설을 골랐다. 그것도 예술 소설이 아닌 엔터테인먼트 소설. 3일인가 4일 만에 다 읽어 버린 것 같다.
유명 가수이자 여배우인 서연희가 의문의 시체로 발견된다. 정황상으로는 영락 없는 자살이다. 그녀의 빈소 앞에 모인 고등학교 동창들. 그중 기자가 된 '현우주' 라는 인물이 주인공으로 사건을 풀어 나간다.
부유한 가정에서 별 걱정 없이 그럭 저럭 대학을 가고, 상류층으로의 편입이 기정사실 화 되어 있는 압구정 고등학교의 학생들. 그들도 나름대로 고민이 있고 어려움이 있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서울 시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서민층에서 보기에는 그저 배부른 고민들이다. 누가 누구를 좋아하는지 마는지, 취미로 락 음악을 계속 할 지 말지, 그정도의 고민들. 주거비용이나, 등록금, 학원비 등은 전혀 고민의 대상이 아니다. 심지어는 장래 진로 조차 별 고민이 없다 - 원하는 진로로 갈 수 있는 과외를 받으면 되니까.
마치 유명 만화 '이십세기 소년' 을 보는 것처럼 이야기는 어린 시절과 어른이 된 현재 사이를 오간다. 그리고 주인공은 점점 자신이 원하던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서연희의 죽음을 둘러싼 사연들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된다.
마지막에는 나름 반전. 멋지다기보다는 허탈한 느낌을 주는 그런 반전이었다.
작품은 전체 12 챕터로 되어 있으며, 각각의 챕터는 유며한 음악의 제목을 달고 있다.
track 1 수정 눈동자(Crystal Eyes - LA Guns)
track 2 열여덟살 그리고 인생 (18 & Life - Skid Row)
track 3 사람들은 이상해 (People Are Strange - The Doors)
track 4 나만의 그대 모습 (B612)
track 5 정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Welcome to the Jungle - Guns N'Roses)
track 6 꼭두각시의 조종사 (Master of Puppets - Metallica)
track 7 상자 속의 남자 (Man in the Box - Alice in Chains)
track 8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 (The Show Must Go on - Queen)
track 9 천국으로 가는 계단 (Stairway to heaven - Led Zeppelin)
track 10 지옥으로 가는 고속도로 (Highway to Hell - AC/DC)
track 11 광란 (Hysteria - Def Leppard)
track 12 성난 얼굴로 돌아보지 말라 (Don't Look Back in Anger - Oasis)
bonus track 작가의 글
제목으로 걸린 곡 외에도 많은 곡들이 중간 중간 양념처럼 들어가 있다. 내가 락 또는 메탈을 좋아해서 저런 곡들이 익숙했다면 책이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락이나 메탈을 좋아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음악을 듣는 양 자체가 적다. 음악 자체를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진 않은데......)
잘 짜여진 구조의 스릴러를 원한다면 조금은 엉성해 보이는 글이다. 성장소설로 보기엔 주인공의 현실이 참 칙칙하다. 문장도 세련된 것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이것 저것 따지지 않는 엔터테인먼트로는 꽤 괜찮은 것 같다. 연예계 이야기도 나오고, 음악 하는 이야기도 나오고, 상류층 자제분들의 생활상도 나오고......
문학이나 예술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즐길 만 한 읽을거리를 원한다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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