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총, 균, 쇠 (Guns, Germs, and Steel)
지은이: 재레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
옮긴이: 김진준
출판사: 문학사상사
발행일: 1998년 8월 8일(원저 1997년 3월)
무기, 병균, 금속은 인류의 문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이렇게 책 표지에 씌여 있다. 하지만 좀 더 근원적으로는 이 책의 제목을 단 한 단어로 쓰는 것도 적절할 것 같다. 바로 '밥(food)' 이라고.
저자는 간단한 의문에서 출발한다. 어째서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정복했을까? 어째서 반대로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유럽을 정복하지 않았는가?
우선 다들 잘 알다시피 유럽인과 아메리카 원주민이 만났을 때, 유럽인들은 잘 조직된 군대를 가진 국가를 형성하고 있었고, 총기로 대표되는 최신 무기로 무장되어 있었다. 아메리카의 원주민들은 부족 단위의 수렵, 채집 생활을 하고 있었으며, 변변한 무기조차 없었다. 게다가 유럽인들이 가져간 전염병은 총보다 간단히 훨씬 많은 수의 원주민들을 '정리' 해 버렸다.
어째서 한쪽은 근대 국가와 무기를 발명해내는 동안 다른 쪽은 그렇지 않았을까?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바로 '식량' 때문이었다. 유럽-아시아 지역은 운 좋게도 농작물이 되어줄 수 있는 식물이 많았고, 가축이 되어줄 수 있는 동물도 많았다. 그래서 다른 지역보다 먼저 식량을 생산할 수 있었고, 그렇게 생산된 풍부한 식량은 곧 높은 인구 밀도로 이어졌고, 그대로 사회의 복잡성을 증가시켜 조직화된 국가로 나아가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비록 제목은 총, 균, 쇠 이지만 그 밑바닥에는 바로 식량 문제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책은 그렇게 확대된 인구 집단이 어떻게 각종 문명들을 만들어 가는지, 그런 문명이 어떻게 전파되어 가는지 아주 흥미진진하게 서술하고 있다. 마치 문명이 이후에 어떻게 변화되고 발전되어 나갈 것인지도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미래에 관한 이야기는 언급되지 않았다.)
이 책은 상당히 두껍다. 680여 쪽. 그 뒤엔 50여 쪽 분량의 참고자료 목록이 있고, 찾아보기도 있다. 꽤나 무거운 책이다. 다만, 찾아보기가 좀 부족한 느낌이 있고, 오자로 생각되는 글자들이 제법 눈에 띈다. 초판도 아니고, 초판 15쇄, 2판 17쇄인 책 치고는 서운한 일이다.
인류 문명의 여정을 함께 밟아오는 듯한 즐겁고 흥미진진한 독서였다. 왜 각 사회의 문화가 이처럼 다른가 궁금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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