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February 01, 2008

제목: 만들어진 신 (The God Delusion)
지은이: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
옮긴이: 이한음
출판사: 김영사
출판일: 2007년 7월 16일

모종의 사전에서
delusion

1 현혹, 기만
2 미혹, 환상, 잘못된 생각;【정신의학】 망상, 착각 ★ delusion은 개인의 「잘못된 생각」, illusion은 누구나가 빠지기 쉬운 감각적 착오.

"만들어진 신" 보다는 "신이라는 망상" 비슷한 번역이 낫지 않았을까 싶다.

어린 시절, 여러 번에 걸쳐 살짝 맛이 간듯한 광신도들을 접하면서 어느 순간 신이 인간을 만들었다는 생각보다 인간이 신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훨씬 합리적이라고 여기게 되었다. 그런데 나는 그 주장을 강하게 밀어부칠 이유도 없었고, 별다른 근거도 갖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소위 말하는 "신앙인" 들이 신을 믿는 만큼은 나도 인간이 신을 만들었다고 믿고 있었고, 그들이 가진 근거보다는 내가 가진 근거가 더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 글을 쓴 리처드 도킨스 라는 사람은 "안티" 로 유명한 사람인 것 같았다. 꼭 기독교가 아니더라도 모든 종교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이다. 게다가 나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풍부한 학식과 근거로 무장하고 조목 조목 들이대서 신이라는 환상을 까부순다. 나같은 사람으로서는 통쾌하기 그지 없다.

비지니스상의 잇점 등을 목적으로 신앙을 가지는 사람 외에, 정말로 자기 삶의 구심점으로서 종교를 가지는 사람에게는 꼭 권해 주고 싶은 책이다.

다만, 이 책 역시 번역서로서의 한계가 많이 눈에 띈다. 지나칠 만큼 박식한 저자 탓에 어려운 학술 용어가 많이 쓰이고 있는데, 그것을 그냥 그대로 중국이나 일본에서나 쓸 것 같은 어려운 학술용 한자어로 번역해 놓은 것은 상당히 유감스럽다. 대표적인 예로 NOMA 라는 용어가 있다. Nonoverlapping magisteria 란다. "겹치지 않는 교도권" 이라고 번역했다. 양쪽 다 내게는 "빵상빵상"과 별반 다르지 않은 외계어처럼 느껴진다. 도대체 어디서 "교도권" 이라는 생소한 단어를 찾아냈을까. 또, 인터넷 웹스터에서도 찾을 수 없는 magisteria 는 어디서 등장했을까. -_-; 또 원어가 뭐였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인본 원리" 라는 단어는 문맥상 조금도 human 과 관계 없어 보인다. "인본주의" 라는 단어와 뭔가 유사한 듯한 이 단어는 전혀 관계 없는 듯한 의미로 종종 읽는이를 절망하게 한다. 이런 예가 몇 개인가 더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솔직히 말해서 좀 덜떨어진 종교인들이 자기네들끼리 밥 먹을 때 마다 기도를 하건, 기도를 할 때마다 밥을 먹건 별로 관여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나한테까지 밥 먹을 때마다 자기네 신에게 기도를 할 것을 권할 때면 왠지 그들을 사회에서 격리시켜야 할 것 같은 기분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그들이 "덜떨어진" 이란 단어에 좀 더 어울린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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